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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은 어느 날 자신의 모든 것이 누군가의 계획에 따라 꾸며진 것이며 친구와 가족 역시 방송을 위한 배우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눈치챈다.
여자친구에게 '피지'로 떠나자고, 이 모든 비즈니스 쇼를 떠나 무대 밖으로 떠나자고 제안하지만, 그녀 역시 무대 위의 배우일 뿐이다. 게다가 트루먼은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물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었다. 저 물을 건너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 이 정도면 부족하지 않은 핑곗거리다. 그냥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아. 봐, 다들 나에게 친절하다고.
그러나 마음이 변했다. 우여곡절 끝에 많은 스태프를 따돌리고 작은 배를 구한 트루먼. 그가 세트장을 벗어나려 저 바다 끝으로 나아갈수록 하늘엔 폭풍우가 바다엔 거센 파도가 몰아친다. 트루먼이 마침내, 마침내 저 바다 끝에 다다르자
'턱'!
배는 하늘과 부딪혔다. 더는 나아갈 길이 없는 무대의 끝.
그는 선택해야 했다.
저 벽을 넘어 예측할 수 없는 '진짜' 세상으로 나갈 것인가, 익숙한 '가짜'의 삶을 누릴 것인가.
이전의 나라면 아주 당연하게도 저 벽을 뚫고 나갈 것이라 단언했을 것이다.
지금은 저 벽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다. 그 언젠가 간접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직접적인 경험도 했다. 특별한 결과는 없었다. 간접적으로 들은 아무개의 이야기가 옳았음을 직접 확인했을 뿐이었다. 다시 벽을 등지고 배를 돌렸다. 익숙한 공간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평온해졌다.
최근 다른 벽을 만났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사람처럼 세차게 배를 몰았다. 그러나 다른 쪽 하늘 끝을 만났다. 저 벽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알 것도 같다. 직접 확인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다시 배를 돌릴까. 익숙한 공간으로 돌아갈까. 내가 있는 이곳만이 진짜일 것이다. 아니, 어느 쪽이건 관계없다. 하지만 다른 세계가 있을지도 모르잖아? 다른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잖아.
그러나 아마 없을 것이다. 어떠한 반전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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